흰 물은 그 물살대로 젖은 바람은 제 본모습대로 훗날을 도모하며 바다의 잔물결이 흐려진다 덜 마른 생의 여백에 충혈 되듯 새긴 연가 체중을 줄여야지 속으로 되뇌지만 입으로만 들어가는 폭식의 시대 앞에 부러진 단검을 들고 역차의 날씨가 된다 아작난 허리춤에 굴러오는 해질 무렵 그 손이 내가 보낸 허무의 빈손인가 까마득 날개를 펴는 지상 가장 슬픈 새 한 자리에 머무르며 살아가는 말씀마다 인생이 흐르는 이치 까치발로 생각한다 인간으로 부딪혀서 인간으로 떨고 있는 우리의 십이 고개 때 아닌 의심 하나 나는 왜 이것밖에는 나를 깨지 못하는가 아니다 그것은 다 거울에 비친 모습 바닥의 곁에서면 상처도 약이 된다 우스워 같지 않아도 무지개는 흠뻑 살고 하물며 새와 같은 우리들의 양식에도 쪼고 찌르고 찌리릿 찌리리릿 빛바랜 그 결구의 감흥 같은 물소리 얇게 스민 눈알에 볕이 들 때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들의 모어를 물도 기름도 아닌 인간이 있었던가 파고가 없는 겨움이 있었던가 눈앞에 민들레 씨앗 영혼 한 채 떠나간다 우리의 소명들도 물때에 저며 오면 이것이 다시 살게 만든다 신의 입김에서 영혼까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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